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데쿠캇] 외면하고 싶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봄의 입학식은 어딘가 들뜬 공기와 함께 찾아왔다. 곧게 뻗은 교정의 끝에는 커다란 벚나무가 우뚝했다. 만개한 벚꽃의 아래에서 어색한 얼굴로 서 있는 그 녀석을 보고 있자니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이유 없는 짜증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는, 원인조차 바래진 짜증. 손끝을 우그러뜨리며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움찔, 몸을 떠는 것이 보였다. 짜증 나. 바쿠고는 먼저 고개를 돌렸다. 일일이 신경 쓰는 건 제 수준에 맞지 않았다. 곧 낙오할 녀석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거슬린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 -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오산이라는 걸 알리기라도 하듯, 녀석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멍청한 코스튬을 하고는 몸을 날리는 모습이 우..
티엔하랑무제. 현대 AU 늘어지는 여름날이다. 방학 보충을 하러 온 아이들은 하나 같이 옷자락을 팔락이며 더위를 몰아내려 애썼다. 에어컨은 오후가 되어야 나왔다. 털털털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은 끈적거리는 무더위를 몰아내기에는 미약했다. 하랑은 책상에 축 늘어져 교재를 바라보았다. 손에 펜은 쥐고 있었지만 무언가를 써내려갈 생각은 없었다. 책상과 맞닿은 뺨이 끈덕하다. 창 밖에는 매미가 울어대고 있었다. 저것들은 왜 저렇게 짝짓기에 열심이람. 하랑은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생각했다. 어젯밤 새벽까지 게임을 해서 그런지, 오늘은 유난히 버티기가 힘들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쳤다. 아이들은 들은 채 만 채였다. 하랑이라고 다르지는 않았다. 무슨 시간이지.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다였다. 선하품을 하고는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암살 AU Opium[아편] 감옥 안은 덥고 습했다. 천장이 새는 지 한 쪽 구석에서는 물방울이 똑, 똑 떨어져 내렸다. 벽에는 물이끼가 끼었다. 높고 조그마한 창문 틈으로 비치는 빛 말고는, 시간을 알 수 없는 곳이었다. 탕! 귀가 먹먹해지는 소음과 함께 뺨에 붉고 뜨거운 것이 튀었다. 석진은 몸을 달달 떨었다. 옆에서 헐떡이던 이의 숨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는 몸을 웅크렸다. 다가올 죽음에 대한 공포가 젊은 청년의 기개를 짓눌렀다. 손이 다가오더니, 눈앞을 가로막고 있던 낡은 천이 벗겨졌다. 밝은 빛 때문에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제발……제발. 자신이 무어라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쓰러진 자의 피가 바닥을 타고 흘러, 발끝이 축축했다. "살고 싶지 않아?" 제 앞의 남자가 그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