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AU Opium[아편] 감옥 안은 덥고 습했다. 천장이 새는 지 한 쪽 구석에서는 물방울이 똑, 똑 떨어져 내렸다. 벽에는 물이끼가 끼었다. 높고 조그마한 창문 틈으로 비치는 빛 말고는, 시간을 알 수 없는 곳이었다. 탕! 귀가 먹먹해지는 소음과 함께 뺨에 붉고 뜨거운 것이 튀었다. 석진은 몸을 달달 떨었다. 옆에서 헐떡이던 이의 숨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는 몸을 웅크렸다. 다가올 죽음에 대한 공포가 젊은 청년의 기개를 짓눌렀다. 손이 다가오더니, 눈앞을 가로막고 있던 낡은 천이 벗겨졌다. 밝은 빛 때문에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제발……제발. 자신이 무어라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쓰러진 자의 피가 바닥을 타고 흘러, 발끝이 축축했다. "살고 싶지 않아?" 제 앞의 남자가 그리 말했다..
집중이 안 된다. 우시지마는 손가락으로 펜을 빙글빙글 돌리며 생각했다. 대학교야 이미 붙은 거나 다름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히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도무지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는 결국 펜을 내려놓았다. 후우. 낮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흔들리는 것.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생각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 때, 그 라커룸에서. 작은 창문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왔다. 오이카와의 눈동자는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아니, 자신은 그 때 정말 그를 기다리고 있었나? 무엇을 위해서? 우시지마 그 자신도 답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그가 들어온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라커..
우시x오이 말로는 전해지지 않는 것 미야기현 봄고 예선이 끝났다. 계절은 어느새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선선한 바람, 단풍잎, 은행잎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거리는 마치 수채화 속 풍경처럼 보였다. 구름 한 점 없이 선명한 파아란 빛의 하늘도. 시라토리자와는 현 대표전에서 카라스노에게 왕좌를 건네주었다. 풀세트에 듀스까지 이어진 치열한 접전이었다. 그러나 진 것만은 틀림이 없다고, 다들 그렇게 수군거렸다. 날지 못하는 까마귀의 부활에 시라토리자와는 중심에서 한 발자국 멀어졌다. 그건 우시지마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로 3학년. 고등학교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다. 아마도 대학교로 진학하고 나서도 선수로서 뛰겠지만, 마지막 고교 경기라는 점에서 다들 아쉬운 모양이었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인 우시지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