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링포세vs마천랑 드라마트랙1[Know Your Enemy Side] 번역 [귀로 듣고 번역한 것이라 의역/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겐타로]실례합니다.하아, 라무다. 또 물건들이 늘어났네요.이런 장소에서 일이라니 정신산만하지 않습니까? [다이스]여전히 컬러풀한 사무실이구만. 눈이 아파. [라무다]정말이지, 들어오자마자 내 사무실에 대해 불평하다니. 떽! 이야 [겐타로]그도 그렇네요.당신의 사무실에 대해서 우리가 불평을 말하는 것도 도리에 어긋나죠. [다이스]하! 그건 그렇네. [라무다]그나저나 둘이 나란히 등장하다니, 사이가 좋네! [겐타로]그렇네요. 저와 다이스는 전생에서 맺어진 공주와 무사!이번 생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까 한순간도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죠! [라무다]그렇구나!..
[보쿠로] 여름 주말 아스팔트가 끈적끈적하게 녹아내리는 여름이다. 장마가 지나간 뒤로 무더위가 기승이었다. 불금을 정말로 ‘불타는’ 금요일로 보낸 쿠로오는 길바닥에서 꾸역꾸역 놀고 걷느라 기진맥진한 몸으로 거실에 드러누웠다. 맥주 한잔의 정취, 라고 불렀지만 사실 노상 음주였다. 한 손에 맥주캔을 든 채 슬슬 돌아다녔는데, 익어가는 열대야에 김빠진 맥주는 미지근해지고 길거리 음식들은 뜨끈한 열기에 푹푹 쪄들어가는 금요일 밤이었다. 그리고 다시 아침. 숙취에 멍한 정신으로 일어난 쿠로오는 조금 전의 문장을 정정했다. 아침이 아니라 오후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내리 곯아떨어졌던 모양이었다.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붙잡은 쿠로오는 멍하니 알림을 확인하다가, 구르듯 침대에서 내려왔다. 약속! 그는 반쯤 흘러내린 반..
어떤 이야기의 시작을 단지 한 번의 전화벨 소리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밤중에 전화가 울렸다. 낯선 이가 아니길 바라며 수화기를 든다. 낡은 구식 전화기다. 이제는 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따금 통신사며 대출 광고, 어눌한 보이스 피싱이 걸려오는 이 전화기에, 네가 찾아오기를 빈다. 수화기 너머는 말이 없다. 돌돌 말린 전선을 손가락으로 꼬며 창을 본다. 오늘 밤은 그믐이라고 했다. 고개를 내민 별들이 드물다. 이 침묵이 되레 반가운 이유는, 무엇?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던 어느 기다림처럼. 핸드폰의 번호를 가장 먼저 바꾸었으면서도 아직도 오랜 유선전화를 치우지 않은 이유를 너는 알고 있을까. 수화기를 잡을 때의 설렘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신호..
덥다. 오늘은 9월 13일이다. 가을이 막 찾아왔지만, 여전히 해는 뜨겁다. 비가 오고나면 기온이 한 움큼씩 내려간다. 덥다. 사실 더운 건 그것 때문이 아냐. 허벅지를 잡아 벌린다. 내장과 내장이 스치는 감각은 기묘하고도 혼란스럽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서서히 용암 속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목덜미에 숨이 닿는다. 이만큼의 날숨이 이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놀랍다. 아니, 그런 걸 생각할 틈도 없이, 다시. 선배. 부름을 밀어내듯이 그가 안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부르면 그가 싫어한다는 걸 안다. 단지 “졸업한지가 벌써 몇 년이야”하고 무뚝뚝하게 대꾸하는 얼굴이 좋아서. 단단한 팔뚝을 붙잡는다. 열기로 땀이 흐른다. 등이 미끈거린다. 젖은 머리카락이 자꾸만 달라붙는 것을, 그가 한 손으로 쓸어 ..
똑똑. 실례합니다. 거기 제 앵무새 못 보셨나요? 배가 하얗고 날개는 초록빛이에요. 크기가 딱 이만한……. 문을 닫으실 필요는 없잖아요. 따지자면 제 앵무새가 마당으로 들어간 게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기, 듣고 계세요? TV의 볼륨이 어찌나 큰 지 케이블 채널의 소리가 문 밖까지 들려온다. 거기서 유코 네가 나서면 어쩌자는 거야? 아주 정도 없는 계집애 같으니라고! 따지자면 아버님이 말한 게 뚝. 대문이 열렸다. 까만 눈동자가 힐끗, 아래를 내려다본다. 미간을 찡그린다. 새 같은 건 없다고 말하는 표정이다. 키가 작은 남자는 입을 열었다가 이내 닫는다. ─앵무새 [명사] 앵무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비슷한 말] 앵가2(鸚哥)ㆍ앵무(鸚鵡)ㆍ팔가(八哥)ㆍ팔팔아. 보통 열대지방이나 뉴질랜드, 태..
그는 곡선이 없는 방 안에 살고 있다그는 생각한다, 이 방은정확한 각도로 오려진 유배지 - 속물의 방, 심보선 中 며칠 전부터 이어지던 소음이 보일러의 탓이었다는 걸 알게 된 아침이다. 워낙에 낡고 오래된 멘션이여서인지. 그만큼의 나이를 먹었을 것이 분명한 보일러는 느릿하게 툴툴거린다. 겨울 아침의 공기는 차다. 창을 열고 지난밤을 날려 보냈다. 간밤의 불면조차 날아가는 듯하다. 눈이 뻑뻑하다. 화장실의 거울을 마주한 채, 어쩐지 충혈된 것 같기도, 라고 생각하며 면도를 한다.칫솔은 두 개였다. 모가 조금 벌어진 녹색 칫솔을 보다가 그 옆의 것을 집어 들었다. 아침을 준비하는 일은 번잡스럽지 않다. 물과 비타민 캡슐을 삼키고 얼굴을 한 차례 쓸어내렸다. 열어둔 창 탓인지 팔뚝에 한기가 인다. 창문을 닫고..
[아카스가] 雨中 무거운 비가 내렸다. 거리의 빛바랜 가로등이 느리게 점멸했다. 검은 아스팔트 위로 물웅덩이가 지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유리창을 스쳤다. 빈 거실에는 서늘한 고요가 감돌았다. 붉은 센서의 빛만이 오롯이 빛나고 있었다. 깨끗한 개수대와 식탁. 하얀 바닥을 드러낸 쓰레기통은 먼지 하나 남지 않은 채였다. 아카아시는 습관처럼 마른 손끝을 매만졌다. 그는 또 보이지 않았다. 가을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었다. 더는 견디지 못한 모양이다. 어디로 갔는지 떠올려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는 스웨터 위에 얇은 코트를 걸쳤다. 단단한 신발을 신고, 우산을 하나만 챙겨 문밖을 나섰다. 연락이 없는 연인을 찾아. - 삶의 감각은 아주 오랫동안 타르처럼 흘러내렸다. 짙고 끈적거리는 권태. 어떤 적의들, ..
[리에야쿠] 숲속의 마법사 대륙의 동쪽 끝, 경계의 숲에는 마법사가 살고 있다고들 했다. 그는 아주 오래전 그 숲이 만들어질 때부터 있었던 마법사였다. 누군가는 새하얀 수염의 할아버지라고, 누군가는 아주 젊은 미녀라고 말했지만 마법사의 얼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숲의 마법사는 용과 거인과 신들의 이야기와 함께 사람들의 현실 속에서 잊혀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이름은, 늦은 밤 어린아이의 머리맡에서나 간간이 나오게 되었다. 삐이-! 주전자가 시끄럽게 울었다. 옅은 갈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하품을 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딱, 소리와 함께 불이 꺼졌다. 그는 소년도 청년도 아닌 그 중간쯤의 얼굴을 하고, 분홍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 슬리퍼를 느리게 끌며 젊은 남자는 녹차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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